규슈8 [2023 가을 일본 북큐슈 여행] Day 04_후쿠오카 ②저녁술 저녁은 반려인이 찾아놓은 아주 작은 사케바. 약간 충정아파트st의 너무 낡은 건물의 2층이어서 이거 위생적으로 괜찮은 바가 맞을까 걱정하며 이층을 올랐는데, 왠걸 좁지만 화장실까지 너무 깨끗한(중요&감동) 작은 가게였다. 그런데 안주가 적절하지 않고 사실 술을 "고르기"에 어려운 가게였다. 물론 일본어를 못하지만 파파고로 사장님께 여쭤보거나, 또는 사케의 도수, 도정수준, 매운맛 표기가 있다면 적당히 골라보았을텐데 그럴 수 없어 조금 슬펐다. 나름 고른 잔술은 맛있었는데, 이게 이번 우리 여행의 마지막 술집이다? - 라고 하기엔 왠지 석연치 않은 마음. 왜냐면 마지막 술집이니 제법 취해서 한들한들 걸어가기에 부담없으려고 숙소에서 가까운 곳으로 고른 것이란 말이다! 그런데! 그런데! 뭔가 아쉬워! (가게는.. 2023. 10. 26. [2023 가을 일본 북큐슈 여행] Day 04_후쿠오카 ①낮술 하나무라에서 체크아웃하고 구로카와 온천마을 앞 정류소에 가니 모두 저마다의 료칸에서 어젯밤을 보낸 (한국)사람들이 각각의 료칸 셔틀을 타고 삼삼오오 모여들고 있었다. 추석 연휴 갑자기 잡은 여행이라 부산시만큼 한국어가 많이 들릴 거라 예상했는데 사실 지난 3일은 거의 한국사람을 만나지 못했다가, 아 여기 다 계셨구나 싶은 한국인 밀도였다. 우리같은 부부, 아님 2명의 친구, 4명의 친구, 엄마와 딸, 2세대 가족, 3세대 가족까지 정말 다양한 형태의 한국인 가족들이 모여 하나의 버스를 기다리고 있어 조금 웃겼다. 후쿠오카로 가는 11시 출발 버스에 정말 80% 이상은 한국 사람들이었던 듯. 같은 여행지여도 참 많이 다른 스타일의 여행이었겠구나 조금 상상해보았다. 그리고 버스는 아주 깊은 산과 계곡을 굽이.. 2023. 10. 26. [2023 가을 일본 북큐슈 여행] Day 03_시키노사토 하나무라 도착했습니다, 시키노사토 하나무라. 구로카와 온천마을 사무소로 픽업온 차량을 타고 아까 짐을 맡겨둔 코인락커에 들려 캐리어를 챙겨 오다 온천의 료칸으로 도착하기까지 약 10-15분 남짓. 구로카와 마을에 가기로 계획하고 찾아보니 구로카와에 있는 료칸은 정말로 한 곳 빼고 대부분 만실이어 그냥 온천마을만 둘러봐야하나 싶었는데, 좀 더 거리를 넓히니 이 곳이 딱 한 객실이 남아있었다. 일단 급히 예약을 해두고 후기를 살피니, 객실마다 전용탕이 있고, 료칸 곳곳의 계절 장식이 기품있고, 식사는 호불호가 있지만 삼삼하여 불호(그렇다면 우리에겐 호)인 것 같아 꽤 기대하게 되었다. 객실은.. 정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훨씬 넓었다. 아니 일본에서 이렇게 넓은 객실에서 묵을 수 있나요?! 거실과 별도로 침실이 따로 .. 2023. 10. 8. [2023 가을 일본 북큐슈 여행] Day 03_구로카와 & 오다 온천마을 구마모토역에서 탄 규슈 횡단버스는 다시 사쿠라마치 버스 터미널로, 우리 호텔이 있던 토리초스지로, 어제 들렸던 신스이젠지로, 그리고 구마모토 공항을 거쳐 아소로 향했다. 아소산을 거쳐가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아소역에서 다시 다이칸보로 가는 그 구불구불한 길을 그대로 올라가서 마치 수요일부터의 여행 2일을 복습하는 느낌이었고, 그게 제법 괜찮았다. 특히 반려인은 운전하느라 제대로 못봤던 아소 고지대의 풍경을 보며 아찔해함😁버스는 아소역에서 잠시 쉬었는데, 어제와 달리 완전 쨍한 날씨여서 보이는 아소산의 풍경이 또 달랐다. 다시 한 번 생각하지만 이미 충분히 높은 고지대에서 더 높은 산을 바라보며 사는 삶의 바탕색은 또 어떠할까.아소역에서 45-50분 남짓 달려 구로카와 온천 마을 도착. 오늘 묵기로 한 .. 2023. 10. 5. [2023 가을 일본 북큐슈 여행] Day 02_구마모토의 밤 나야 운전도 안 하고 조수석에 앉아있었으나, 방향이 반대인 어려운 운전을 하는 반려인의 조수 역할을 하느라 "좌소우대* "를 외치며 나름 긴장해있기도하고, 고도에 따라 더웠다 추웠다 하는 종일을 보냈기에 이미 구마모토로 돌아왔을 땐 다소 너덜너덜해져있었다.--- *좌소우대 : 좌회전 작게 우회전 크게 전 회사 차장님이 일본에서 처음 운전할 때 역시 외쳤던 단어라고 하셨는데 생각보다 중요하고 결정적인 팁이었다. 우회전해서 크게 들어가며 바깥 차선으로 들어가는 것 너무 낯설다그래도 내일은 구로카와로 넘어가니 사실상 구마모토 시에서 마지막밤이라 오늘은 구마모토 쇼츄를 먹어야함. 가방에서 무거운 것들만 좀 빼놓고 가볍게하여 다시 호텔을 나섰다. 미리 검색해둔 바는 호텔에서 5분도 채 안되는 거리에 있었는데..... 2023. 10. 3. [2023 가을 일본 북큐슈 여행] Day 02_아소 ① 어제 술 기운으로 약간 지끈거리며 일어난 둘째날-! 일어나자마자 아소 지역 날씨와 아소산 분화구 모니터링 페이지를 확인했다. 날씨는 비는 오지 않고 흐림, 분화구 모니터링 페이지는 8시30분부터 확인 가능.반려인은 구마모토에 왔으니 돈코츠 라멘을 최소 2끼는 먹어야겠다는 입장이고, 나는 구마모토 라멘을 먹어는 보겠으나 헤비한 음식이라 2끼는 무리이다는 입장이라, 출발 전에 아침에 일찍 일어나 각자 먹고 싶은 것을 먹고오기로 했었다. 적당히 준비해서 나가자니 시간이 아주 넉넉하지도 않을 뿐더러 가고 싶었던 카페는 10시 오픈이라 근처 DOUTOR. 출근하기 전에 아침을 간단히 먹는 직장인들이 정말 많았다. 햄과 치즈, 겨자가 약간 발린 따뜻한 토스트와 커피. 주말에 이렇게 한 끼 해먹으면 좋을텐데 왜 집에.. 2023. 10. 3. [2023 가을 일본 북큐슈 여행] Day 01_구마모토 ② 트램을 타고 구마모토성으로. 중간에 '교통국'이라는 정거장이 있었는데, 거기서 기사 아저씨가 교대하셨다. 구마모토성은 더웠다. 가장 높은 곳, 가장 상징적인 건물 내부는 최근 지진 후 재건까지의 구마모토성의 역사를 다룬 전시관이었는데, 그 좁은 공간에도 유니버셜 화장실과 엘리베이터가 있어 휠체어를 이용한 관광(실제 휠체어를 탄 어르신이 계심)이 가능한 점이 이 성보다 더 대단하게 느껴졌다. 일본어가 짧아 제대로 이해할 수는 없지만. ⓐ세이난 전쟁에서 반군의 진을 뺄 정도의 오랜 방어선의 핵심역할을 한 이 성의 방어기술적 요소들과 ⓑ대지진에서 대조적이었던 두 성벽 축조 방식에 대해, 이후 학생들의 수학여행 체험관인 곳 같은 별도 전시실에서 거듭 쉽게 설명해놓은 내용들을 보며, 이 공간의 스토리텔링이 12년.. 2023. 10. 2. [2023 가을 일본 북큐슈 여행] Day 01_구마모토 ① 코로나19 이후 첫 해외 여행. 계획에도 없던 여행을 어쩌다보니 약 1.5주만에 호다닥 준비해서 다녀오게되었다. 추석연휴 맞이 국제공항 이용객이 역대급일 것이라는 숱한 뉴스에 눈을 질끈 감고 일단 비행기 표를 검색. 일본 왕복 1인 비행기가 70만원 이상이며 후쿠오카까지 무려 환승을 하는 티켓만 검색되는 가운데, 30-40만원대 직항으로 다녀올 수 있는 일본은 시고쿠의 다카마쓰, 큐슈의 구마모토. 조금 더 검색해보니 다카마쓰에서 우동 먹고 뒹굴거리다 꽤 괜찮다는 바에도 가고 나오시마섬을 슬렁슬렁 둘러다니는 것도 좋을 것 같았지만, 아소산 사진들에 홀려 "그래 역시 오랜만의 첫 여행은 화산이지!" 하며 구마모토로 땅땅. 팬데믹 시기 국내여행도 꽤 잘 다녔는데, 여행이란게 이렇게 설레고 들뜨는 일이었는지. .. 2023. 10.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