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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하 맥주3

[2024 봄이 오는 오키나와] 여전히 봄, 오키나와 오롯하게 남은 오키나와 여행의 마지막 날 아침이었으나, 여러모로 피로가 쌓여 온 몸이 무거웠다. 피로의 삼 분의 일은 숙취, 나머지는 여독인 것 같았다. 이제 아무리 좋아도 집 떠난 고생이 몸에 켜켜히 쌓이는 나이가 된 것인지. 한 시간은 더 느지막히 자지 않으면 안되겠다 싶어 오전을 각자 보내기로 하고 먼저 일어난 짝궁을 먼저 내보냈다. 떠나려니 그저 화창한 날의 연속이다. 호텔에서 나와 지난 며칠 익숙해진 방향이 아닌 다른 방향의 골목으로 꺾었다. 오전 출근길의 소란스러움과 분주함이 한 차례 지나갔을 화요일의 늦은 오전. 상가 아케이드를 천천히 구경하며 적당히 걸었다. 적당히 검색해놓은 카페를 목적지로 삼고 걷다가 막 점심 장사를 시작한 작은 이탈리안 가게에 1인 런치 코스 메뉴가 있는 것을 보고 경.. 2024. 9. 19.
[2024 봄이 오는 오키나와] 류큐와 나하 시내 쇼핑몰로 렌터카를 반납하였다. 공항 지점에서 차를 빌릴 때 반납 장소 바로 옆에 있는 주유소는 굉장히 비싸니 시간을 넉넉히 두고 꼭 다른 데서 주유하라고 신신당부를 했었는데, 언뜻 지나가면서 보니 기름값 표지도 가려져있었다(무서운 곳). 차를 반납하고 나하의 모노레일, 유이레일을 타러.  슈리성으로. 지난 며칠 들렸던 세 개 성의 권력이 스러지고, 이 섬 위에 새롭게 번영한 류큐왕국의 수도성인가. 서울 광화문의 편평한 수평의 땅에 세워진 경복궁이 아니라, 이처럼 모든 걸 내려다볼 수 있는 높은 곳에 자리잡은 성을 볼 때마다 낯설다. 돌로 지은 성벽인데 곡선이 많았고, 검은 돌과 대조적인 붉은 색이 곳곳에 두드러졌다.  슈리성 안 쪽에 이르러 입장권을 사야했는데 막상 사서 들어가니 가장 메인 건물 주.. 2024. 9. 7.
[2024 봄이 오는 오키나와] 나하 그리고 마지막 드라이브 나가구스쿠 성 역시 문을 닫을 즈음 내려와 여행의 마지막 3박4일을 묵을 나하의 호텔에 도착하였다. 숙소 위치 최고, 시설 최고 (물론 가장 낮은 방이 아닌 하나 높은 방을 예약하여 조금 넓었다). 그리고 숙박요금에 포함되지 않은 주차비는 비쌈. 꽤 오래 집을 떠나 돌아다니고 있다는게, 그리고 제법 길었던 여행의 끝자락이라는게 은근하게 쌓인 몸의 피로감으로도, 그리고 빨랫감으로도 실감이 되었다. 출발 전 계획했던대로 호텔의 런드리룸에 최소한의 세탁을 돌려놓고 저녁을 먹고 오기로. (세탁건조 일체형 만만세) 처음 방문한 식당은 예약이 다 차서 워크인으로는 식사 불가. 괜찮아, 오키나와 또 올거거든. 서점을 가자니 백화점 윗층에 서점이 있어서 서점과 타워레코드, 그리고 겸사겸사 백화점을 찬찬히 돌아내려오며 .. 2024. 7.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