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화진2 [문장들] 공룡의 이동경로 (김화진, 2023) 너는 끊임없이 누군가를 좋아한다고 하지만 정작 좋아하는 건 너밖에 없구나. 그런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다. 거짓말은 다른 게 아니라 나 스스로 속이는 행위다. 지금 내가 하는 말이 진심이라고 진심으로 믿는 것. 거짓말은 진심에서 나온다. 내가 지닌 어쩔 수 없는 성격 같은 것들이 상대를 질리게 하고 실망스럽게 해 서서히 멀어지게 될까봐 겁이 났다. 나는 취향 이상으로 지원을 좋아했지만, 항상 취향 위주의 주제로만 대화가 빙빙 돌던 탓에 오히려 다짜고짜 무슨 일 있어요? 하고 묻지 못했다. 내 삶은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가거나 뒤로 밀려나는 것이 아니야. 파도처럼 아래가 위를 덮치고 뒤가 앞을 밀어서 계속해서 오는 거야. 끊임없는 고통이고 위로야. 그걸 다 느껴보는 일만이 내가 살 수 있는 일이야. 파도를.. 2023. 12. 3. [주간일기] 2023.11.26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3. 11. 26. 이전 1 다음